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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진 라이프

와이페이모어 항공권 취소 후기 / 첫 해외여행 쓰디 쓴 경험 (후회막급)

by 아키로진 2023. 12.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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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페이모어
와이페이모어 해외항공권 취소기

 
 
로진네 가족은 아직 4인 가족을 이룬 뒤 한 번도 해외여행을 다녀와본 적이 없다. 요즘 아이들 학교에서는 개근거지라는 신조어가 생겼고 베트남이나 일본을 안 다녀온 집들이 없단다. 개근이 성실함의 대명사였던 우리 때와 다르게 하루도 빠지지 않고 학교에 나오는 아이들은 해외여행 한번 안 나가는 거지소리를 듣는단다.
 
경기는 어렵다는데 다들 살만한 건가. 제주여행으로 군침만 흘리던 첫 가족해외여행으로 일본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우리 애들도 개근거지 소리는 안 들어야지? 요즘 경제 유튜버들 보면 해외여행 가고 소비 다하면서 돈은 언제 모으냐고 돈쭐내고 하는데 당연히 따르고 싶고 뜨끔하지만, 실상은 이러하다. 막상 우리 가족들만 경험하지 못하는 비참함을 느끼게 하며 우리만 안 하고 살 수가 없도록 자본주의 사회가 세팅되어 있다. 이게 진짜 현실이다.
 
2023년 여름쯤부터 시작된 엔저로 인해 남들 가을~초겨울 동안 인당 항공권 20만 원 선에 끊고 저렴하게 다녀오는 동안 못 가다가 연차 촉진제도로 연차를 소진해야 해서 뒷북으로 다녀오겠다며 흑우마냥 인당 35만 원씩 주고 4인가족 140만 원에 4박 5일 일정 항공권 예약을 마쳤었다. (11월 말 당시에는 이 가격이 제일 저렴했다.)
 
인당 10~15만 원? 그래, 신정연휴 프리미엄이겠거니 하며 즐거운 마음으로 말이다. 만약 지금처럼 항공권 자리가 많이 남아 있는 걸 알 수 있었다면 여행일정 근처까지 와서 항공권을 구매해도 됐지만 당시에 미리 예약한 이유는, 당연히 최근 해외여행붐으로 혹시나 여행 근처에 가서 항공권이 없을까 봐 그랬다.
 
그러던 어느 날 아침. 여행을 떠나기 5일 전이다.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 자연스레 다녀올 일본여행. 여행지를 열심히 검색해 봐서인가? 알고리즘에 자꾸만 일본 항공권 할인 중이라며 광고가 뜬다. 겨울이라 이전만큼 안 가는 건지, 떨이 항공권이 많아서인가, 갑자기 항공권 가격이 얼마나 떨어졌나 궁금한 마음에 클릭을 해본다. (당장 그 손가락 멈춰라.)
 
허..? 내가 예약한 시간보다 더 좋은 시간인데 4인이 무려 96만 원? 네이버페이 트래블클럽 할인까지 받으면 최종 94만 원에 일본 오사카를 갈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멍청비용 지불의 서막이다.
 
빠르게 좋지도 않은 두뇌를 회전시켜 본다. (당장 두뇌회전 멈춰라.)
 
140만 원(기존 항공권 가격) - 94만 원(알고리즘으로 인해 알게 된 항공권 가격) = 무려 46만 원이나 세이브가 되는 게 아닌가?
 
IC.. 내가 왜 예약을 미리 해서 0.5백만 원을 날린 것인가. 나란 놈이 싫어진다. 아니. 항공사들이 싫어진다. 가격 편차가 이리 심해서 누가 미리 예약이나 하겠나?
 
그럼 뭐야. 46만 원? 무려 50만 원 가까이 할인이 된다는데 고민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부랴부랴 결제했던 항공사 취소규정을 찾아본다. 인당 3만 원씩 총 12만 원을 결제하면 취소가 된다고 한다. 생각보다 심플하네? (전혀 안 심플했다.)
 
46만 원 - 12만 원(취소수수료) = 34만 원. 이래도 34만 원의 기회비용이 창출된다는 공식이었다. (이때라도 정신 차렸어야 했다.) 망설임 없이 취소 수수료 12만 원 결제하고 바로 새로운 항공권 94만 원도 인터파크투어에서 결제한다. (제발 멈추라고!!)
 
진짜 문제는 여기부터, 항공 대행사에 환불금이 언제 환불될지 문의를 남겼다. 답변에는 대행사 수수료 납부했으니 취소처리가 완료됐다고 한다. 동시에 항공사 취소 수수료와 결제 당시 지불한 발권수수료가 제외되고 입금될 것이라고 한다.
 
엥? 그럼 내가 지불했던 수수료는 뭐지? 항공사 취소 수수료는 또 뭐야. 홈페이지에서 취소 수수료 12만 원 결제했잖아? 등줄기에 땀이 나기 시작하고, 부랴부랴 취소 페이지에 있던 요금규정표를 자세히 들여다본다.
 
아까는 하나로 보였던 요금규정 탭이 두 개다. 취소수수료 12만 원만 보이던 내용에는 항공사 / 대행사 내용이 나눠져 있다. 아? 이래서 사람은 아는 만큼 보이는 건가?
 
그런데 왜 탭이 두 개야? 인천-간사이 / 간사이-인천 요금규정표가 각각 나눠져 있다. 싸늘하다. 비수가 날아와 가슴에 꽂힌다. 그렇다. 편도 항공편마다 각각 항공사 취소 수수료가 붙는단다. 아니 뭐 이런 세상이 다 있냐.
 
항공사 취소 수수료
▶환불
출발 90 - 61 일 이전 : 항공사 수수료 KRW 20,000
출발 60 - 31 일 이전 : 항공사 수수료 KRW 40,000
출발 30 - 6 일 이전 : 항공사 수수료 KRW 60,000
출발 5 일 이내 : 항공사 수수료 KRW 80,000
 
서두에 말했지만 우리 가족의 출발 일정은 5일 전이다. 그 말인즉슨, 취소 수수료가 무려 8만 원이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4인가족이기에 x4를 해줘야 한단다. 가는 항공편 취소 수수료만 무려 32만 원.
 
돌아오는 항공편은 이용 6일 전으로 6만 원이다. (이걸 불행 중 다행이라고 해야 되나?) 돌아오는 항공편 취소수수료 6만 원 x4 24만 원이다. 결론적으로 왕복 취소수수료 합계 56만 원의 항공사 취소 수수료가 발생한다고 한다.
 
여기서 발권수수료가 있었다면 발권수수료마저 돌려받지 못하게 된다. 그러나 진짜 불행 중 다행이라고 해야 되는 부분인지.. 발권수수료가 따로 없는 할인 항공권을 예매했었단다. 하하... 그래 참 잘했다 이 baby야. 과거의 나 baby 칭찬해. 응?
 
결국 46만 원 세이브를 위해 진행했던 여행 5일 전 항공권 변경은 대행사 취소 수수료 12만 원과 항공사 취소 수수료 56만 원 총 68만 원의 손해를 보고 끝이 났다. 이미 취소처리가 되어 철회도 안된다고 한다. 하하 행복해.
 
최종 결산 - 와이페이모어 결제금 140.38만 원 - (14만(항공사취소수수료) x4) = 84.38만 원 환불 예정이다.
 
84.38만 원 -  인터파크 항공권 94만 원= -9.62만 원 손해이다. 최종 손해 금액은 대행사 취소수수료 12만 원 + 9.62만 원 = 21만 6천8백 원. 결론적으로 최종 멍청비 22만 원 지불한 꼴이 되었다.
 
첫 해외여행이라 무지했던 나 자신의 잘못이라고 생각하고 우리 가족 첫 해외여행은 즐겁게 다녀오려고 한다. 하지만 미리 예약하는 것과 근처 날짜에 가서 예약하는 금액이 무려 50만 원 가까이 차이가 난다면 이게 무슨 도박도 아니고 좀 심한 것 같다.
 
마지막으로 와이페이모어는 전화를 절대 받지 않는다. 오로지 홈페이지 1:1 문의로만 소통이 가능하다. 1:1 문의 게시판으로 개 답답하게 못 알아먹으면 도저히 글로는 안 되겠는지 그제야 전화를 받아준다. 전화통화를 하고 싶다면 고구마를 100개 먹이면 된다.
 
이번 멍청비용 지불로 깨닫게 된 것들.

  1. 어차피 결정된 여행일정이라면 알고리즘에 뜨더라도 무시하는 게 답이다.
  2. 해외여행 항공권은 예약 대행사를 통하지 않고 항공사 직결제가 답이다. 물론 취소나 변경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3. 아는 만큼 보인다.
  4. 인생 최고의 무기 경험이 맞다.

이상으로 인생 경험비 22만 원 지불 후기였다. 주식으로 -1000만 원까지도 가봤는데 22만 원쯤은 인생경험비도 아니라고 스스로를 위로해 본다. (그런 놈이 34만 원 아끼려고 생쇼를 했다.) 요즘 주식시장이 좋아 많이 회복돼서인지 그 덕에 멍청비용 지불에 대한 충격이 덜한 기분이다. 인생은 존버다. 오늘 인생 많이 배웠네.
 
혹여나 해외여행 처음 가게 되는 분들 중 대행사를 통해 예약했거나 해외 항공권 예약 계획이 있는 분들이 이 글을 읽는다면 나같이 바보 같은 짓은 하지 않기를 바라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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